잘 살아보려고 해서 시작했던 가게..
저희 부부는 외벌이로 남편 혼자 일을 해서
아이 둘과 저까지 먹여살리고 있었어요.
신혼 초에는 맞벌이를 하다가 제가 사고로
골반뼈가 으스러지는 부상을 당하면서
5년 넘게 집에 누워만 있었거든요.
그래도 남편은 싫은 소리 한번 하지않고
제 간병이며 아이들 양육까지 모두 도맡아
하고 지냈습니다. 그 정도로 생활력 강한
남자도 스트레스가 심하면 이렇게 갑자기
우울증을 겪을 수 있구나.. 할 정도로
심각한 마음의 병을 얻게 되었어요.
본인도 혼자 모든걸 이끌어간다는게 너무
버거웠던거죠.
시부모님도 경제적으로 넉넉한 편이 아닌
상황이라 저희를 도와줄 수 있는 여력도
없고 되려 저희가 한달에 10만원씩이라도
용돈을 드려됐거든요. 남편이 다니는
공장이 힘들어지기 시작하니까 남편부터
무급휴직을 시키더라구요. 아무래도
우울증이 심해지면서 회사 업무를 제대로
하지 못했던게 화근이었던 것 같습니다.
도저히 이대로는 우리 가족을 먹여살릴 수
없겠다는 생각에 남편이 힘들게 둘이 같이
가게를 하나 해보는게 어떻겠냐고 묻더군요.
제가 거동은 불편해도 앉아서 일하는거면
가능했기 때문에 남편이 분식집을 해보자고
제안했어요. 넉넉하지 않은 금액으로
브랜드 매장은 시작할 수 없어서 이름없는
가게를 하나 인수했어요.
24시간동안 운영한다는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더라구요. 거기다 가만히 앉아서 김밥만
싸고 홀이랑 주방을 남편 혼자 보니까 이것도
여간 힘든게 아니더라구요.
어쩔 수 없이 아르바이트 직원은 한명 둬야
하는 상황이라서 매출은 적어도 직원을 쓰고
있었죠.
그래도 예전에 남편이 벌어오던 월급 정도는
수익이 생기니까 괜찮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지도 못했던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졌어요.
갑자기 식당에 오던 손님들이 절반 이상
줄어들기 시작했고 저희는 24시간동안 운영을
해야 적자가 나지 않을 정도로 저렴한 가격에
판매를 하고 있었던터라 운영시간을 줄이면
거의 적자 상태였어요.
모아둔 돈도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남편의
신용대출로 간신히 인수했던 가게는 도저히
계속할 수 없었어요. 아르바이트 직원이 홀을
봐줘야하는데 적자니까 남편이 혼자 다해야
하는 구조였거든요. 이대로 안되겠다는 생각에
가게를 접어야하나 고민하다가 답답한 마음에
친언니에게 물어봤더니 용화암을 가서 어떻게
하는게 좋을지 물어보자고 하더군요.
일산에 용한 점집인데 정말 잘 맞춰서 언니도
어려울때마다 찾아가서 도움받는다고 하면서
같이 가보자고 하길래 흔쾌히 알겠다고 했어요.
저희 부부 둘다 뾰족한 방법이 없었는데
용한 점쟁이라고 해서 뭐 특별한 방법이
있겠나.. 하는 생각도 들고 평소에 그런 곳을
한번도 안가봐서 괜시리 두려운 마음도 들고
그랬어요.
이런 마음으로 찾아갔는데 제가 얼굴에 너무
힘든게 드러났었는지 "괜찮아 잘 될거야"라는
말을 먼저 해주시더라구요. 그 한마디에
그 자리에서 저도 모르게 펑펑 울어버렸어요.
생각지도 못했던 위로에 마음이 확 풀리면서
뭔가 감정이 복받쳐오르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렇게 한참을 가만히 저를 바라보시다가
지금은 어렵지만 얼마 지나지않아서 어려운
일은 모두 지나갈테니 걱정말라고 하시면서
천천히 제 이야기를 풀어주셨어요.
미리 예약을 하고 갔던거라 기다리거나 하는
시간은 전혀없었고 단지 예약하시는 분들이 워낙
많은 유명한 곳이라서 전화 먼저 하셔서 상담
예약 먼저 하고 방문하시길 바래요.
용화암에서 저희 부부에게 지금 하고 있는
분식집을 이대로 유지하면 빈털털이에 빚까지
질 수 있으니 다른걸로 바꾸라고 조언하셨어요.
배달만 하는 음식점으로 바꾸고 가능하면 위치도
바꿨으면 좋겠다고 조언해주셨죠.
당시에는 이제 막 코로나19가 터져나오고 있을때라
얼마 안가서 괜찮아질거라는 믿음이 있어서
그 말씀이 그렇게 값진거라고 생각을 못했어요.
남편에게 제가 들었던 이야기를 해주면서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가게를 배달만 하는 음식점으로
바꾸고 제가 포장을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남편도 지금까지 너무 지쳐서 그랬는지 배달만
하는걸로 바꾸자고 하더라구요.
처음에는 주문도 별로 없고 매출이 급감하면서
정말 힘든 한달을 보냈어요. 근데 갑자기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주문양이 갑자기
늘어나기 시작했어요. 저희 가게 주변에 있던
다른 가게들은 모두 힘들어하는데 저희만 장사가
잘되는 이상한 상황이 된거죠.
남편이랑 저녁 장사까지 마치고 재료 준비를
하다가 "우리 정말 그때 그 말 듣기 잘했다"며
남편이 넌지시 일산 점집 이야기를 꺼내더라구요.
그때는 금방 코로나가 괜찮아질거라고 생각해서
무슨 말인가 싶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잘한
선택이었다면서 말이죠. 게다가 직원없이 둘만
일하면 되고 아이들도 가게 안에서 공부도 하고
편하게 식사도 할 수 있으니까 마음도 놓였구요.
여러므로 저희에게 가장 최선의 방법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 어디에도 돌파구라는
것은 없을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좋은 일만
생기게 될줄 누가 알았겠어요.
사람들 사이에서 입소문도 많이 나서 요즘에는
리뷰를 요청 안드려도 알아서 해주시는 분들도
많아졌어요. 그동안 한번도 벌어보지 못했던
수준의 매출이 생겨서 요즘 너무 꿈만 같습니다.
당시에만 해도 뉴스에서 4인 가족이 경제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 마치 저희 이야기인것 같이 느껴질 정도로
정신적으로 엄청 힘들었거든요.
지금도 그때를 떠올리면 참 신기하기만 해요.
그렇다고 복채를 많이 달라고 하거나 부적을 쓰라고
하는 그런 요구도 없이 편안하게 마음 풀고 왔다고
생각했거든요. 혹시 삶의 어려움이 있다면
도움 받아보시길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