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잘보는집 일상에서 변화가 무서울 때
저는 어렸을 적부터
서울에서 일하는 것에
대해서 로망을 갖고 있었어요.
지방 시골에 있는 학교에서
자라서 보통은 그 근방에서
자리를 잡고는 하는데,
서울 학교에 가고 싶은 마음에
공부도 열심히 하면서 결국엔
힘들게 올라올 수 있었죠.
하지만 자리 잡는 게 워낙
어렵고 힘들더라고요.
서른 살이 거의 다 되는데
회사의 경제상황이 안 좋아서
승진이나 연봉 상승에 대해
말도 제대로 못 꺼내고 있죠.
동료들도 다들 친하게 지내지만
알고보면 각자 승진을 위해서
남을 깎아내리는 일도 마다하지
않아가지고 한 번은 회사 화장실에
숨죽여서 우는 날도 있었어요.
근처에 친구도 살지 않으니까
소속감을 느껴본 적이 없었죠.
이 일이 저랑 맞는지, 이직을
할지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하지만 요새 겁이 많아져서
변화를 생각하기가 무서워요.
무작정 서울로 올라가겠다며
부모님과 대판 싸우던
어릴 때의 자신이 사라진 거 같죠.
모든 걸 다 포기하고 그냥
지방으로 내려갈까도 생각해요.
누구 한 명에게 털어놓을
사람도 없어서 끙끙 앓아요.
연애라도 해볼까 해서 소개를
받는다고 해도 다들 뭔가
저랑 안 맞는 사람이라서
여러 번 실패하다가 포기했죠.
엄마에게 전화가 오면은 항상
결혼은 언제쯤 하냐는 얘기라
가족들에게도 털어놓기 힘들어요.
그나마 제가 마음을 놓을 수
있는 곳이 요가 학원인데요.
요가 학원에서 만난 사람들끼리
카페에서 수다도 떨고 있고,
다들 자신의 삶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
대화가 잘 통하더라고요.
제가 은근슬쩍 저의 상황을
이야기하면서 고민을 말하는데
나중에 한 명에게 연락이 왔어요.
혹시 이상하게 생각할까봐 바로
말을 하지 못했는데, 자신도
그런 걸로 힘든 적이 있다며
많은 도움을 받았던 곳이 있다고
점잘보는집을 소개시켜주었어요.
한 번도 점을 본 적 없어서
처음에는 그냥 흘려들었죠.
그런데 어느순간 말해준
일산신점이 딱 떠오르면서
여기를 가야겠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어요.
한국무속신문사가 선정한
모범무속인이라고 해서
좀 더 안심하고 갔어요.
카페에 만나서 그분과 함께
얘기를 하다가 한 번쯤은
가서 말을 들어보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하고
예약을 잡게 되었답니다.
점잘보는집 용화암인데요.
예약된 날짜가 와서 제가
혼자서 들렀어요.
처음에는 분위기라던가
신점이라는 종류 때문에
많이 긴장을 한 거 같아요.
다행히 만나 뵌 선생님은
정말 친절하고 다정하게
제 말을 찬찬히 들어주시더라고요.
제가 누구에게 제 얘기를
잘 하지 못하는 성격이라서
압축해서 말하고는 해요.
엄청 힘들었던 일도 그저
그런 일이 있었다, 정도만
하면서 감정을 털어놓기가
힘든 편이에요.
그런데 선생님의 경우에는
제가 말한 것 이외에도
느끼고 있는 감정이나 상황,
깊은 이야기를 척척 맞추셨어요.
혹시 이러하지 않느냐라고 하면
잘 들어맞아서 깜짝 놀랐죠.
그러다보니 저도 점점 제 속내
이야기를 털어놓게 되더라고요.
점잘보는집은 생년월일과 시각,
이름 등을 가지고 먼저 점쳐요.
대략적인 사주를 파악하는 거죠.
이후 구체적인 고민을 말하면
신점을 자세히 봐주신답니다.
앉아서 편안하게 제가 지방에서
올라오게 된 이야기랑 함께
승진과 이직에 대한 걱정,
결혼에 대한 걱정을 말했어요.
선생님께서는 들으면 고개를
끄덕이거나, 뭔가를 적으시더니
저한테 방향성을 제시하셨어요.
지금 업무에 대한 기운이 잘
풀리지 않는 시기라면서,
아직 추운 새벽의 시간이래요.
하지만 새벽이라는 건 곧
해가 뜬다는 걸 얘기하잖아요.
이제 업무운이 같이 들어올
거라고 말을 하시는데
그 기회는 제가 정하는 거래요.
선생님은 저와 맞는 직군에 대해
더 자세히 설명을 해주셨어요.
커뮤니케이션을 좋아하는 사람인데
지금 너무 혼자만 일을 하고 있어서
맞지 않는 거라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개발자 직군에서 일을 해요.
선생님은 컴퓨터, 기계와 같은
일이 저한테 잘 맞는다고 좋은
방향으로 잘 나아갔다고 했지만
좀 더 사람들과 소통을 하는
자리로 간다면 성향에 맞아서
운이 확 틔일 거라고 해주셨어요.
저도 업무에서 가장 힘든 점이
외롭다는 것 때문이었거든요.
이직을 생각하고 있는 곳도
커뮤니케이션이 좀 더 중시가
된다고 해서 생각하는 거고요.
제가 이직하고 싶은 회사에 대해
설명을 하니까 선생님이 놀라며
지금 전공과 전혀 상관이 없지
않냐고 말씀하셨어요.
제가 지금껏 배워왔던 컴퓨터나
프로그래밍과 다른 곳이라서
저도 고민을 하고 있던 참이라고
했더니 선생님은 좀 더 기다리라고
말씀을 하셨어요.
아예 해외로 나가보는 것도
좋다면서, 컴퓨터의 기운을
함께 가지고 가는 게
제 운에 좋을 거라 하셨어요.
이렇게 하나하나 콕 찝어서
말씀을 해주시니 소름이 확
돋으면서 신뢰가 들었어요.
세세하게 제 진로에 대해서
얘기해주고 말해준 사람은
그동안 아무도 없었어요.
부모님조차도 매일같이
지방으로 내려와서 같이
살자는 숨이 턱 막히는
이야기만 하시더라고요.
하지만 선생님께서는 저의
직업운과 함께 대인관계도
같이 보았는데요. 저의 경우
업무 운이 지금 꽉 막혔대요.
근데 이 업무가 원래 남자운과
일맥상통한다고 하니,
일이 안되니 남자도 들어오지
않는 거라고 하시더라고요.
회사일만 잘 풀리면 마음에
드는 사람이 나타날 거라며
너무 조급하게 생각해서
바로 결정하다가는
큰 화가 미칠 거라고 하셨죠.
현재 너무 조급해하는
제 모습이 들킨 거 같아서
머쓱하게 웃었어요.
선생님은 제가 어떻게 하면
운이 제대로 풀릴 수 있는지
신점을 봐주셨는데요.
그때 딱 하시는 말씀이 바로
"변화를 무서워하지말라"였죠.
그 말을 듣자마자 갑자기 왈칵
눈물이 쏟아져나와서 당황했어요.
어쩌면 제가 가장 듣고 싶은 말을
점잘보는집에서 들을 줄은 정말
상상하지도 못했거든요.
선생님은 옛날엔 이러지 않았는데
계속 악운이 끼치고 나이가 들며
두려움이 많이 낀 거 같다고,
아무것도 아니라며 떨쳐내야만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다고 했죠.
신중하게 기회가 오기를 기다리되,
언제라도 변화할 준비를 한 다음
기회가 오면 탁 잡으라며 말이죠.
최대한 많은 걸 경험해보는 것이
좋다고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한 번도 도전하지 못했던 거라던가
마음속 깊이 하고 싶었던 걸 지금
도전해보라고 말씀하셨어요.
뭐가 있을까 하다가 유튜브가
떠올랐어요.
본격적으로 하는 게 아니더라도
취미로 소소하게 브이로그를
올리면서 소통하고 싶었죠.
회사 생활을 하면서 하도 바쁘니
촬영이나 편집 등 전혀 못했어요.
근데 선생님의 말을 듣고나서야
다시금 떠오르더라고요.
선생님의 말을 다시금 곱씹으며
점잘보는집에서 나오게 되었어요.
생각할거리는 좀 더 많아졌지만
가슴 속 깊은 곳이 뚫린 느낌이
들면서 시원해지더라고요.
제가 지금까지 뭘 그렇게
무서워하면서 변화하려고 들지
않았는지도 생각하게 되고요.
처음에는 점에 대한 선입견이
있어서 무섭고 그랬는데요.
오히려 위로가 되는 시간이었어요.
타인이 저의 깊숙이에 들어오는
경험은 흔치 않은데 정말
감명깊은 시간이었죠.
그렇게 저는 새롭게 브이로그를
찍으면서 지내고 있어요.
촬영부터 편집까지 독학과 함께
소모임을 가지면서 진행했어요.
원래 회사 퇴근하면 우울해져서
영화나 드라마만 보았는데,
새로운 취미가 생기니까 한껏
활기가 돌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자기계발 목적으로
경제신문이나 제테크를 하며
이직할 기회를 노리고 있었죠.
그러다가 어느날 미팅 했던
대표님께 연락이 와가지고
스카웃 얘기를 하시는 거예요.
스타트업의 팀장 자리라서
바쁠 수는 있지만 사람들과
계속 소통을 하고, 조율을
하면서 권한을 쥘 수 있대요.
그간 회사에서는 부품처럼
일하던 제게는 좋은 기회였죠.
저는 지금 그 스타트업으로
이직해서 즐겁게 다니고 있어요.
인터뷰나 미팅이 주 업무라서
매일 외근을 다니고 있는데요.
힘들지 않고 신선한 자극이 돼요.
미팅을 다닐 때 종종 지방으로
내려가는 적도 많이 있어요.
그김에 오랜만에 고향에도 갔죠.
고향에 가니까 그리웠던 냄새와
풍경, 그리고 따스한 가족의 품이
있으니까 벅차올랐어요.
서울에서 버틴다는 생각만을
가지고 있어서 그토록 변화를
두려워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사실상 여기에 제가 두고 온 것들이
많이 있는데도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