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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점집 용화암 진로 문제 해결했어요
오늘은 제가 많이 힘들 때
안양점집 용화암에 다녀왔던
후기를 적어볼까 해요.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취업하지 못하고 꽤 긴 시간
방황을 했어요.
졸업 전부터 대기업 취업을
목표로 잡았기 때문에
대외활동도 꾸준히 하고
토익과 관련 자격증 준비도
틈틈이 하며 열심히 살았고요.
지원 회사에 맞춰서 자기소개서도
몇 개나 쓰고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으면서 누구보다 열심히
준비했다고 자부할 수
있을 정도였는데도 말이에요.
자기소개서를 수십 통을 넣고
면접도 열 번을 넘게 봤는데도
최종 합격의 답을 듣기란
쉽지 않은 일이더군요.
처음 1년은 그래도 주변에
비슷한 친구들이 많으니 여유가
있었는데 햇수가 늘어나면서
동기 중에 취업을 못하고 있는 건
저밖에 없게 됐어요.
마지막까지 같이 취업 준비를 하던
친구들도 결국에는 현실에 타협해서
눈을 낮추고 갈 수 있는 회사에
맞춰 들어갔어요.
남들 다 포기해도 저는 도저히
포기가 안 되더라고요.
조금만 더 하면 될 거 같고
다음 공채에는 합격할 것 같다는
생각에 쉽게 놓지를 못 했어요.
게다가 저보다 학점도, 스펙도
부족하던 남자친구가 대기업에
덜컥 붙는 걸 보니 더 오기가
생겼거든요.
그래서 자기소개서 첨삭도 받고
면접 스터디도 더 빡세게 준비했는데
어느 날 남자친구가 그러대요.
차라리 대기업 말고 공시를
준비하는 게 어떻겠냐고요.
남자친구와는 같은 과 CC였는데
제가 학교 다닐 때도 공부를
곧잘 했으니 공시도 금방
합격하지 않겠냐면서요.
저는 국가직 시험은 생각도 안하고
있었는데 그 말에 고민이 되더라고요.
한참을 고민하다가 결국
공시를 준비하게 됐어요.
그런데 이것도 결코
만만한 시험이 아니잖아요.
1년이면 될 줄 알았던 게
2년이 되고, 3년이 됐어요.
원래라면 남친과의 결혼을
계획했던 나이였지만
저는 아무것도 이룬 게 없었어요.
남자친구는 계속 우리 결혼은
어떻게 하냐고 눈치를 주고
저는 계속되는 불합격으로
자존감이 떨어지고 있었죠.
부담감 때문에 우울증도 오고
하루가 다르게 사람이 말라갔어요.
제가 취준도, 남자친구 문제도
너무 힘들어 하니까 친한 친구가
걱정이 됐는지 찾아왔어요.
제 이야기를 한참 들어주다가
속이 답답하고 미래가 불확실해서
걱정이 된다면 신점을 보는 건
어떻겠냐고 말을 꺼냈어요.
친구 어머님이 사업을 크게 하시는데
일이 잘 안 풀리거나 새 프로젝트
시작하기 전에는 꼭 찾아가시는
용한 점집이 있다고 했었거든요.
지금 공시를 계속 준비하는 게 맞는지,
남자친구와 결혼은 언제 할 수 있을지
그런 걱정되는 부분을 속 시원하게
물어보고 오라고요.
처음에는 부정적인 반응이었어요.
저는 원래 이런 걸 믿지 않고
회의적인 편이었거든요.
사주나 타로도 안 보는데
갑자기 신점이라고 하니
거부감이 들었어요.
제가 싫어하니까 친구도 억지로
강요는 안 해서 흐지부지됐는데요.
힘든 일이 계속되니까 결국
친구에게 연락처를 물어봤어요.
사람이 궁지에 몰리니까 정말
지푸라기라도 잡게 되더라고요.
결국 친구에게 소개받은
안양점집 용화암에 예약을
하게 되었습니다.
막상 예약 당일이 되니까
긴장이 됐어요.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면
점집 내부가 오싹하고 무섭잖아요.
게다가 무속인들은 화장도 진하고
성격도 말투도 굉장히 세니까
입구에서부터 괜히 위축되었어요.
쭈뼛거리면서 안으로 들어가는데
보살님께서 환하게 웃으면서
맞아주시더라고요.
걱정한 게 무색할 정도였어요.
점집 내부도 생각보다
무서운 느낌은 없었어요.
조명이 천장에 가득하게
달려있었는데 따뜻한 색이라서
아늑한 느낌이었습니다.
신점은 처음이라서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하나 눈치를 보는데
보살님께서 먼저 말씀을
시작하셨어요.
취업 고민하고 있는 걸 바로
캐치하시고 받아주는 곳이
없냐고 하시더라고요.
그렇다 하고 끄덕이니까
중간에 선택을 잘못했다고
아깝다고 하셨어요.
편하게 해주신 말씀을
풀어서 쓰자면요.
제가 취준을 포기하고 공시를
시작했던 해에 계속 이력서를
넣었으면 제가 만족할 만한
회사에서 좋은 소식을
들었을 거라고
그게 아쉽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공시 준비를 앞으로도 계속
할 거냐면서 한숨을 쉬시더라고요.
앞으로 2년 동안 저한테 시험에 대한
합격운은 없다고 하셨어요.
그나마 2년 뒤부터는 합격의 기운이
들어오기는 하는데… 하면서
말끝을 흐리시더라고요.
그 말을 들으니 막막했어요.
기껏 방향을 바꿨더니 당시에는
대기업 합격운이 있었고
지금은 공시에 답이 없다고 하시니까
어떻게 해야 하나 울고 싶더라고요.
3년 뒤에 합격한다고 하면
조금만 더 참고 공부할 텐데
그것도 불확실한 거잖아요.
순각 울컥해서 말문이 막히니까
안양점집 용화암 보살님께서
왜 그렇게 멀리 돌아갈 생각만
하냐고 답답해하셨어요.
공시 말고 원래 하던 대로
대기업 준비하면 금방 붙을 거라고.
저는 정해져있는 나라 밥보다는
사기업에서 능력에 맞는 급여
받으면서 돈을 손에 쥘 팔자라고요.
운도 맞게 들어와 있으니
이번에는 오래 걸리지 않을 거라고
다시 대기업 준비하라고 하셔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저는 대기업 신입으로 들어가기엔
마지노선이라는 나이였거든요.
너무 큰 도전이 아닐까.
괜히 1년을 또 허탕 치는 건 아닐까
쉽게 못 바꾸겠더라고요.
그러면서 덧붙이는 말씀이
지금 남자친구는 제 인생에
도움이 안 되는 사람이니까
정리하는 게 좋을 거라는 거였어요.
저는 결혼 생각까지 하고 있다고
결혼에 대해서도 여쭈려고 한다니까
못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힘든 시기이다 보니
남자친구와 시들하긴 했지만
그래도 이런 걸로 헤어질 관계는
아니었거든요.
제가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사람이고
제가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인데
저한테 도움이 안 될 리가 없잖아요.
그런데 보살님께서 누구 때문에
공시로 발 돌린 건지
기억하라고 하셨어요.
그 말에 소름이 돋더라고요.
남자친구 때문에 바꾼 거라고
말도 안 꺼냈는데 말이죠.
그러면서 지금 제가 먼저 정리해야
마음고생을 덜할 거라고
시간을 끌면 끌수록 제가 힘들 거라고
하셨는데 이건 안 믿었어요.
붙어있으면 돈이 줄줄 새어나가는
사람이니 잘 생각하라고 하셔서
일단은 알겠다고 하고
안양점집 용화암에서 나왔어요.
신점을 본 직후에는 괜히 봤나
후회가 됐어요.
취업 문제에 대해서도
남자친구 문제에 대해서도
제가 원하던 답은 아니라서
만족스럽지가 않았거든요.
원하던 대기업에 합격할 수
있을 거라고는 하셨지만
제가 나이가 있잖아요.
공시 준비한다고 공백 기간도 있고.
그런데 어떻게 대기업에 붙겠어요.
더 어릴 때도 못 들어갔는데.
남자친구도 그렇고요.
저는 이 사람이 없으면
안 되는데 정리를 하라니요.
안양점집 용화암을 소개해준
친구는 어땠냐고
도움이 됐냐고 물어보는데
거기에 대놓고 별로라고는
못 해서 그냥 이러이런 말을
들었다고만 했죠.
그리고 공부에만 집중하기로
하고 잊고 살다가 정말
청천벽력 같은 일이 생겼어요.
남자친구가 회사 사람과
몰래 만나고 있더라고요.
처음 판도라를 열었을 때는
진짜 머리가 새하얘지고
믿기지가 않았어요.
결국 대학교 때부터 사귄
남자친구와는 그 길로 헤어졌습니다.
진짜 인생 덧없더라고요.
하필 시험 한 달도 안 남기고
겪은 일이라 공부도 손에 안 잡혔어요.
그렇게 시험도 망쳤네요.
한 달 넘게 얼 빠져서 살다가
뒤늦게야 안양점집 용화암에서
신점 봤던 게 생각났어요.
보살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거구나 싶었죠.
그 말을 들었을 때 마음 정리하고
헤어졌으면 판도라도 열지 않았을 텐데.
그런데 뒤늦게 후회해봐야 소용없잖아요.
시험도 망쳤으니 이 기회에 다시
대기업 준비로 노선을 바꿀까 싶었어요.
보살님이 남자친구 일을 맞추셨으니
이것도 한 번 믿어보기로 했죠.
그리고 저는 현재 취뽀 성공해서
원하던 기업에서 원하던 업무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아직 입사 초기의 신입이지만
같은 팀원분들도 너무 잘해주시고
일도 적성에 맞아서 재밌어요.
용화암 보살님 말씀
안 듣고 계속 공시 준비했으면
저는 지금도 인강 듣고 문제 풀면서
울고 있었겠죠.
요즘엔 차라리 바람피운 거
걸린 전남친이 고마울 정도예요.
덕분에 제가 보살님을
신뢰할 수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최근 다른 동기한테
들었는데 전남친은 투자사기
당해서 고생 중이라 하네요.
현재 여자 친구 돈까지 빌려서
꽤 크게 넣어나 본데
사기 당해서 결혼 준비도
엎어지고 난리인가 봐요.
아직도 만나고 있었다면
제 돈이 날아간 거였겠죠.
그 생각을 하니 아찔하면서
헤어져서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사실 취뽀하고 나서는
전남친은 신경도 안 쓰고
살았지만 그래도 가끔 동기들
만나서 얘기가 나오면 속에서
부글부글 끓었거든요.
그런데 전남친 근황을 들으니
권선징악은 존재하는 것 같았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