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엔 성공 위인들의 자서전과 자기계발 서적을 정말 많이 봤어요. 그들의 이야기를 보고 있으면 나도 그들처럼 잘 될 것 같았죠. 성공까지는 바라지 않았고 그저 인생이 평탄하기만을 바랐어요.
하지만 평범한 삶을 바라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게 됐어요. 자서전 속 사람들과 자기계발서 속 사람들도 물론 위기가 있었죠. 하지만 그들은 모두 자기만의 방법으로 위기를 극복했고 저 역시 그 방법들을 이용해보려 했지만 위기와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어요.
실패와 어려움이 반복되니 점점 낙심하기 시작했고 주변에서 불안해 보였는지 점집 방문을 권해주더라고요.
지금까지 점집을 단 한번도 가본적 없었고 점집 하면 뭔가 막연하게 무서운 곳 이라는 인식이 있었어요. 그래서 미루고 미루다가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알아봤어요.
지금까지는 나에게 일어난 일들은 내 힘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문제를 얘기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자꾸만 어려워지니 얼굴에서 나타났나봐요.
언제까지고 나 혼자 안고 있을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주변에도 걱정을 끼치면서 해결 되지 않을 문제를 안고 있을 수 없었죠.
여러 문제들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 금전적인 문제가 가장 컸어요. 우리 나라는 돈만 많으면 정말 살기 좋은 나라인데 그 돈이 문제였죠. 사업하시는 부모님 밑에서 자라서 어렸을 때부터 사업에 관심이 굉장히 많았어요. 나도 당연히 사업을 한다 그리고 당연히 성공한다 는 오만한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답니다.
처음 실패했을 때에는 실패가 있어야 성공을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빠르게 일어날 수 있었어요. 두번째에도 실패 원인을 나름 분석하며 재개를 꿈꿨죠. 그런데 세번째부터 자신감이 사라지기 시작하면서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던 패기는 좌절이 됐죠.
동업자의 배신과 거래처 사기 등 세번째 실패를 겪은 후 그제서야 점집을 가게 된 거에요. 이미 남은 것은 빚 뿐이고 사람을 믿지 못하는 상황까지 갔었죠.
나이가 나이인지라 이젠 나 하나만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나 혼자 먹고 살 생각을 하더라도 평생 사업만 해온 사람이 번듯한 일자리를 찾긴 어려웠죠. 가족들 생각을 하면 더이상 이렇게 허송세월을 보내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럼에도 발길을 쉽게 떨어지지 않았고 용화암 방문을 미루고 미루게 됐답니다. 처음 마음 먹기 까지가 오래 걸렸죠.
그런 저를 보며 이곳을 추천해준 지인이 상담 받아본다는 생각으로 가볍게 다녀오라고 했어요. 저처럼 사업을 하는 분들이 굉장히 많이 방문하는 곳이라고 하면서요.
저와 비슷한 사연과 문제를 갖고있는 분들이 방문하는 곳이라고 하니 마음이 살짝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정말 주변에 털어놓지 못했던 얘기를 한다는 생각으로 방문을 결정하게 됐답니다.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 되듯 마음의 병은 몸의 병까지 만든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고 있는데요. 이대로 속 앓이 하다가는 몸도 망가지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업을 다시 일으키기 위해서는 몸의 건강도 중요한데 혼자서 해결하지 못하는 일을 계속 안고 가는 것은 미련한 행동이라 생각했죠.
이곳에 대해 찾아보니 명쾌한 해답과 살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해주시는 곳이라는 이야기가 많았어요. 앞이 도저히 보이지 않는 내 삶도 과연 길이 있을까 싶었지만 믿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전화를 했죠.
핸드폰 너머로 점집의 보살님 목소리가 들렸어요. 긴장을 많이 해서 말도 더듬고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횡설수설 해서 너무나 민망했는데요. 차분하고 친절하게 방문 예약 일정을 잡아 주셨답니다.
방문을 하기로 마음 먹은 후 예약 일자가 오기까지 너무 떨렸어요.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했는데 묘한 기대와 설렘 그리고 두려움이 함께 몰려오는 것 같았답니다.
한번도 가보지 못한 곳이라서 이런 마음이 더 들었던 것 같아요. 너무 오버하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몇 번이고 취소할까 망설였는데요. 안 가서 후회하는 것 보다 갔다 오고 후회하는게 마음이 편할 것 같았어요. 기대했다가 크게 낙심하고 실망 할 까봐 최대한 부정적인 쪽으로 생각을 했었답니다.
드디어 예약 당일이 됐어요. 떨리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했고 이 떨림이 설렘의 떨림인지 두려움의 떨림인지 알 수 없었답니다. 예약을 하고 갔기 때문에 기다림의 시간 없이 바로 상담 할 수 있었어요.
워낙 유명한 곳이라서 그런지 점을 보러 온 손님들이 꽤 보였답니다. 예약을 하지 않으면 순서대로 기다렸다 들어가는 것 같았어요.
바로 보살님을 뵈러 들어갔는데 얼굴을 보시자 마자 사업으로 인한 근심이 있어 보인다고 하셨답니다. 너무 놀라서 어버버 했고요. 따로 말씀을 드리지 않았는데 이렇게 바로 알다니 정말 용하다 싶었어요.
첫인상부터 점집에 대한 신뢰가 생겼던 곳이었는데요. 한번에 제 문제에 대한 부분을 맞추시니 그 다음부터는 이야기를 술술 하게 되었답니다.
말을 하면서도 이렇게까지 편하게 속 이야기를 하게 됐다는 것이 너무 신기했어요. 워낙 다른 사람들에게 내 이야기를 하지 않는 사람이기 때문에 상담이 될까 싶었거든요.
그런데 보살님의 따뜻하고 온화한 미소와 포근한 분위기 때문인지 술술 얘기하게 됐어요.
두서 없이 말을 쏟아내는 바람에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 길을 잃고 당황했는데 보살님이 제가 했던 말을 되짚어 주시면서 이야기의 흐름을 다시 잡아 주셨답니다. 이런 부분에서 내 이야기를 정말 집중해서 듣고 계시는구나 하는 신뢰가 갔던 것 같아요.
워낙 말을 잘 들어주시기도 하고 중간중간 그동안 마음 고생을 정말 많이 했겠구나 하는 공감과 이해를 해주셔서 울컥 했답니다. 누군가 앞에서 이렇게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거의 없는데 정말 오랜만에 눈물까지 쏟았던 상담이었어요. 말이 상담이지 일방적으로 저의 이야기만 했다고 봐도 될 것 같아요.
누군가에게 이렇게 속 시원하게 말을 해본 기억이 없었는데 점집 보살님 앞에서는 술술 말이 나와서 얼마나 놀라고 신기했는지 몰라요. 제 이야기를 쭈욱 들으시고는 사주를 봐주시기 시작했는데요.
사주에 따르면 사업을 할 사주지만 주변 인복이 없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굉장히 어려운 팔자라고 한숨을 쉬면서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이렇게 말씀하시니 사업은 내 길이 아닌가요 하며 여쭤봤어요.
그런데 사업을 해야하는 팔자이기 때문에 다른 일을 하면 지금보다 더 안좋아질 수 있다고 하셨어요. 게다가 작년까지 삼재였기 때문에 체감되는 어려움이 더 컷을 것이라고 말씀을 해주셨답니다.
원래 삼재 전혀 믿지 않았는데 지금까지의 어려움이 나 때문이 아니라 삼재 때문이었구나 하면서 묘하게 위로가 되더라고요.
하지만 지금까지의 어려움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앞으로 다가올 미래가 훨씬 중요하다고 하셨어요. 지금까지 어려움이 있었다면 이제 삼재가 끝났으니 조금씩이지만 숨통이 트일 거라고 해주셨어요.
그 말을 듣는데 또 울컥했어요. 드디어 어두웠던 내 인생에도 작은 빛이 드는구나 싶었던 거죠. 파리가 꼬일 수 밖에 없는 사주이기 때문에 부적을 함께 써 주신다고 하셨어요.
사업을 하되 귀인을 만날 수 있도록 부적을 써 주셨답니다. 보살님이 주신 부적을 매일 들고 다니는 가방에 넣어 다니고 있어요.
한국무속신문사가 선정한 모범 무속인 타이틀을 갖고 계시던데 이 타이틀이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보살님 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왜 지인이 점집 방문을 추천해줬는지 알 수 있었어요. 단순히 사주 풀이만 하는 것이 아닌 전체적인 인생에 대한 부분을 상담해 주시는 분이셨거든요.
덕분에 지금까지의 짐을 조금은 내려놓을 수 있었답니다. 혼자서 고민을 했던 시간들이 아까울 정도로 진작 찾아오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가 있답니다. 확실히 사업하는 분들이 왜 이곳을 많이 방문하는 지 알 수 있었죠.
이곳을 방문 한 후 용기를 갖고 새로운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너무나 신기하게 좋은 귀인을 만나서 자금의 어려움 없이 순조롭게 일을 진행하고 있답니다.
아직 사업을 시작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조심하고 있지만 그래도 이전보다는 잘 될 것 같은 기분 좋은 예감이 드는 요즘 이에요.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 이후 크고 작은 문제가 생기면 주저 없이 점집을 찾는답니다. 처음 부담스럽고 두려웠던 기억이 가물가물할 정도로 친근한 곳이 되어버려서 웃음이 나오기도 하고요.
이젠 나 혼자서 고민을 하는 것이 아닌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심적인 안정감도 매우 커졌어요. 심지어 요즘은 매일 하루하루가 기대되는 삶을 살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