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점집 인생의 전환점이 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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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화암

 

야당점집 인생의 전환점이 된 곳

 

저는 어린 시절부터 삶이
평탄하지는 않았어요. 
아버지가 생활비를 전혀 주지 않아서
저희 가족들은 늘 빠듯한
생활을 해야 했고 
심지어 아버지의 바람은
저희를 더 힘들게 만들었어요. 
아버지라는 사람은 
늘 밖으로만 돌고 돈이 없을 때만
집으로 들어오는 사람이었죠. 

그 즈음부터 어머니가 신점을
보러 다니셨던 것 같아요.
어머니도 답답한 마음에
유명하다는 곳은 다 다니셨고
야당점집도 다니셨더라고요. 
이 사실은 그 당시에는 몰랐고
몇 년이 지난 후에 
어머니가 얘기해주셔서 알게 됐어요. 
그리고 제가 이번에
가게 된 곳도 이곳이에요. 

아버지는 밖에서도 돈 문제로 
신뢰를 잃었는지
사채업자며 빚쟁이들이
매번 집으로 쫓아와서
저희 세 식구를 힘들게 했답니다.
정말 지옥 같은 삶이었죠. 

상황이 그러하니 당연히
공부에도 지장이 
갈 수밖에 없었어요. 
집도 경매로 넘어가서
단칸방에서 살게 되었답니다. 
제 유년시절은 아버지로 인해서
고통과 슬픔으로 얼룩져 버렸죠. 

이런 매일매일이 반복되다 보니
어떤 일을 하고자 하는 
욕구도 사라지고 의욕도 없어지고
자존감도 많이 낮아지더라고요. 
삶이 크게 즐겁지 않았어요. 
부모님에게서 사랑받는 
느낌도 받지 못했고
힘겹게 들어간 대학교에서도
늘 돈에 쫓겨 남들처럼 여유롭게
대학 생활을 즐길 수가 없었죠. 

자존감이 낮아지다 보니
취업도 순탄치 못했어요.
간신히 들어간 작은 회사에서
어찌어찌 적응을 하다가 
한 남자를 알게 되었는데요
저한테 유독 다정하게 대해주고
잘해주는 게 보여서 
저도 마음을 열고 만나게 되었어요.

어릴 때부터 힘겹게 살아왔기에
이런 따뜻함이 정말 간절했고
그 남자는 그걸 채워주고 있었죠.
저도 이제 행복해지나 보다
생각하면서 이 남자와의
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달콤한 상상을 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부터 연락도 잘 안되고
태도도 묘하게 바뀐 게 느껴졌어요. 
제가 뭘 잘못했나 싶어서
계속 눈치만 보던 중에
그가 왜 그랬는지 알게 됐어요.
유부남이었더라고요. 
전 그 사실을 전혀 모른 채로 
불륜녀가 된 거였죠. 

제가 의도하지 않았어도
다른 사람의 가정을 파탄 낸 거니
바로 이별을 고하고 
그날부터 저는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텨나갔답니다. 
그 남자는 저한테 인생 전부나
마찬가지였거든요. 
인생을 잃은 듯한 기분이었어요.

죽고 싶었지만 어머니를 보니
차마 그럴 수가 없어서
죽지 못해 사는 꼴이 되었죠. 
사람 몰골이 아니게 변하니
어머니가 더 이상 
안되겠다고 생각하셨나 봐요. 
야당점집에 가서 
도대체 어떻게 하면 좋은지
물어나 보자고 얘기하시더라고요. 
제가 이러다 극단적 선택을
할까 봐 걱정하셨던 것 같았어요. 

저는 원래 점집을 좋아하지는 않아요.
그런데 어머니가 너무 간절히
원하셔서 어쩔 수 없이 가게 됐어요. 
어머니 손에 이끌려 가게 된 곳은
일산점집용화암이라는 곳인데요
전에 어머니가 다니던 
곳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어머니가 전화를 걸어서
예약을 하기 전에 
간단하게 상담을 좀 했는데요
제 얘기를 잘 들어주시면서
응대해 주시는 모습에
가기 싫었던 마음이
조금 사라지더라고요. 

가장 가까운 날짜에 예약을 잡고
어머니와 함께 가게 됐어요.
여기가 원래 예약 잡기가
힘든 곳이라고 하던데
전 운이 좋았는지
바로 예약을 잡을 수 있었어요. 
출발 전부터 뭔가 떨리기도 하고
혹시나 다시 그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약간의 희망이 생기기도 했고요. 

떨리는 마음을 안고
야당점집에 
어머니와 같이 들어갔는데
절 보시더니 환하게 웃어주시는 거죠. 
그런데 이 웃음에서
갑자기 제 마음이 편해지는 거예요. 
제 마음을 아시기라도 한 듯이
정말 따뜻하게 웃어주시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도요.

이때부터 제가 마음을 열고
구구절절 얘기를 하게 되었어요. 
다 알고 계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제 얘기를 들어주시니
설움이 복받치더라고요. 

어릴 때 겪었던 생활고와
힘들었던 그 감정들까지 
쏟아내고 있는 제 모습을 보면서
지금까지 제가 누군가한테
이렇게 얘기를 털어놓아본 적이
있었나 생각하게 됐어요.

차마 얘기할 수가 없었던
저의 과거사를 꽁꽁 숨겨뒀다가
제 얘기를 들어주는 사람을
이렇게 만나게 되니
얘기를 하게 되더라고요. 
옆에서 듣고 계시던 어머니도
그동안 몰랐던 제 감정에 대해
아시고는 정말 안타까워하셨어요. 

사실 들어오기 전에는 
혹시 무섭지는 않을까
왜 그렇게 살았냐고
호통치시는 건 아닐까 별별
생각이 다 들었거든요. 
그런데 야당점집은 
역시 다르시더라고요. 
이미 눈빛으로 
위로받은 느낌이 들었어요. 

그리고 제가 여기 와서
가장 놀랐던 점은
제가 굵직한 얘기만 골라서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다른 일들까지 다
파악하고 계시다는 것이었어요. 

제 얘기가 거의 끝나고
생년월일과 시각을 물어보셔서
그에 대한 답을 드렸어요. 
천천히 신점을 보시더니
올해가 몸도 마음도 많이
아플 일이 생긴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아마 이미 생겼을 거라고
말씀하시면서 제 눈을 지긋이
바라보시는데 그 사람이 생각나서
또 한 번 마음이 아파졌어요. 

제 마음을 읽으셨는지
그 남자는 이제 그만 잊어야 한다고
딱 잘라서 말씀하셨어요. 
제 옆에 있어도 절대
도움이 되지 않을 남자라면서
제 인생만 갉아먹을 거라고
이 부분은 정말 냉정하게
말씀해 주시더라고요. 

다른 얘기에는 다정하게
얘기를 들어주시다가
그 남자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정말 무섭게 변하셨어요. 
그 남자는 아니니까 절대로
미련 갖지 말라고 
신신당부하시더라고요. 

지금 여기 오기 전에도
혹시나 다시 만나고 싶다는
마음을 갖고 있지 않았냐는
말씀에 너무 뜨끔했어요.
마음에서 놓아주지 못하면
제 스스로가 인생을
갉아먹게 되니까 
정신 똑바로 차려야 된다는 
말씀에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직접적으로 얘기를
듣고 나니 조금 정리가 
되는 것 같았어요. 

그리고 제 유년시절이 그렇게
고단하고 힘들었던 건
제가 초년에 고생할
사주기 때문이라고
얘기해 주셨어요.
초년 운이 좋지 않아서
그런 남자를 만나게 된 건데
이번에 정리가 되면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따뜻한 삶을 누릴 수 
있을 거라고 말씀해 주시더라고요. 

그리고 머지않아서
좋은 인연이 나타날 운이 보인다고
하시면서 그 사람과 인연이
될 거라고 하시더라고요. 
저에게도 좋은 사람이 
온다고 하니까
제 인생만 갉아먹을 
그 남자를 빨리 마음속에서
정리해야겠다는 확신이 섰어요. 

솔직히 친구들이 옆에서
그 남자는 너에게 도움이 안 된다
잘 된 일이라며 위로를 해줄 때는
하나도 귀에 안 들어왔거든요
그런데 야당점집에서
똑 부러지게 얘기해주시니까 
제 결심이 확고해진 거죠. 

그리고 저는 회사 다닐
사주는 아니니까
사업을 준비해 보라고 하셨어요.
회사 안에서 자존감이 없고
힘겨운 건 그곳이 저와 맞지 않고
좋지 않은 기운을 
주는 곳이었기 때문인 거죠.
그 남자도 회사에서 만났으니까요.
그 안에서 저에 대한 눈치도
조금 이상해졌던 것 같고 
여러 가지 이유에서라도
나와야 하는 상황이긴 했어요. 

어떤 사업을 하면 좋겠냐고
여쭤봤더니 사람 상대하는
일을 생각해 보라고 하셨어요.
그러시면서 저한테 말씀하시길
원래 교사가 꿈이었는데
왜 가야 할 길을 놔두고
다른 길을 가서 그 고생을 하냐고
하시는데 한 대 맞은 것 같았어요. 

전 원래 교사가 꿈이었는데
그 사실을 어머니한테도
얘기한 적은 없거든요.
일단 집안 사정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시험 준비를 한다는 것부터가
저한테는 부담이 됐던 것 같아요.  
그래서 졸업하자마자 
급하게 취업한 것도 있어요. 

야당점집에서는
교사라고 해서 꼭 학교에만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니까
잘 생각해 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주변에서 같이 일을 하자고 
제안도 오니까 좋은 방향으로
결정하라고 말씀하셨어요. 

그곳에 다녀온 뒤로 제 마음은
훨씬 편해졌어요. 
그 남자를 정리하는데도
많은 도움이 됐고 실제로도
처음보다 많이 편해졌어요.
그리고 회사 사표를 내고 
집에서 얼마간 푹 쉬기로 결정했어요. 

그런데 놀랍게도
친한 친구가 학원을 하려고 하는데
같이 해보는 거 어떻냐고
제안을 하는 거 있죠.
그곳에서 얘기하신 게 그대로 
맞아떨어져서 깜짝 놀랐어요. 
고민할 것도 없이
바로 오케이하고 
같이 학원을 시작했어요. 
회사에서는 그렇게 몸도 마음도
아프고 힘들었는데
이곳에서는 항상 기운이 넘치고
웃음만 나오는 거 있죠.
정말 그 회사는 저와는
맞지 않았던 것 같아요. 

야당점집은 
한국무속 신문사가 선정한 
모범 무속인이라고 하더라고요.
억지로 이것저것
강요하지 않으시고
제 얘기부터 들어주신데는
다 이유가 있는 거였어요. 

아, 그리고 제가
한 학부모님과 상담을 
자주 하게 되었는데 
그 학부모님께서 본인의
큰아들을 소개해 주고 싶다고
하셔서 몇 번 거절했거든요. 
근데 한 번만 만나보라고 하셔서
만났는데 그분과 
좋은 인연이 되어서 
예쁘게 만나고 있답니다.
그전에 만났던 사람과는 다르게
오로지 저만을 아껴주고 위해주는
정말 좋은 사람이더라고요. 

너무 어렵고 힘들었을 때
반강제로 갔던 곳이었지만
저에게는 마음도 너무 편해지고
인생의 전환점이 된 곳인 것 같아요.
여러분께서도 혹시 힘든 일이
있으시다면 가보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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